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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시론] 고문 김용석 교수(성균관대) 근로자의 날에 생각하는 ‘일의 본질’

작성자
theise
작성일
2024-05-07 10:08
조회
116
매년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 이다. 법정 휴일은 아니고 법정 기념일이라 모두가 쉬는 날은 아니다. 근로기준법이 아닌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에 의해 근로 조건이 따로 규정된 교사·교수·공무원은 평일과 다름없이 근무한다.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삼성그룹의 임원 주6일제 시행 소식을 접한 필자는 오늘도 대학으로 출근하면서 일이란 무엇인지 새삼 생각해 본다. 근로는 ‘부지런히 일함’을 뜻한다.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만큼 어렵다.


정부든 개인이든 일의 주인 돼야
태도·열정·인내심이 성공 요인
‘꺾이지 않는 마음’이 제일 중요



일의 본질은 ‘왜 일을 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일의 목적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은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생전에 기업의 개념, 업의 본질에 대해 강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회장은 본질에 대한 생각이 없으면 사업 성공의 필수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다고 봤다.

호텔업은 부동산업이자 장치산업이고, 반도체 산업은 타이밍 산업이자 양심 산업이라고 규정했다. 반도체 개발은 설계부터 제조까지 수많은 단계를 거친다. 따라서 개개인 모두가 중요하니 양심 산업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그럼 일의 목적은 무엇일까. 살기 위해서, 일상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 우리는 일한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직장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 사람들은 일이 많다고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한다. 힘들 때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정작 일이 없을 때 더욱 힘들어한다.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일은 삶의 활력소다.

그렇다면 일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공의 방정식은 ‘능력×열정×방법=성공’이다. 필자가 기업에서 많은 과제를 수행하며 얻은 결론이다.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아무리 많아도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면 과제는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기술력·지식·경험이 부족해도 일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성공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열정은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해내겠다고 하는 ‘꺾이지 않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열정이란 단지 ‘열심히 일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열심히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가 있다. 진정한 열정은 바로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업무 지식보다 일에 대한 태도와 자세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정부든 개인이든 일의 구경꾼이 아니라 일의 주인이 돼야 한다. 주위에 성공한 사람을 보면 풍부한 지식과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 자기 일에 진정으로 몰입하고 꾸준히 해낸 사람들이다.

공직자든 직장인이든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바라보며 다가갈 것인지, 어떻게 해낼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일을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가 중요하다. 긍정적인 태도·열정·인내심·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일의 성공 요인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것은 일의 목표가 분명하고, 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일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예컨대 정책을 발굴하거나 제품을 개발한다면 수요자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기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마지못해 일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을 통해 얻는 것은 소득(돈)과 경험이다.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본인이 속한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험이 쌓이고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일은 우리 삶의 일부다.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일이다.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일 덕분에 행복할 수도 있다. 결국 일이란 나를 성장시키고, 행복을 주는 즐거움의 원천이다.

삶의 목적은 재미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을 떠날 때 더 많이 일하지 않았음을 후회하는 사람은 드물다. 인생을 가치 있게 살았는지를 더 따진다. 일 자체가 인생이다. 일은 없어서는 안 될 즐거움과 행복의 요소다. 진정한 삶은 일을 통해 완성된다.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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