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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 과학기술 50년사 중에서 "반도체기술" 분야 (3)

작성자theise

작성일 2019-04-22 22:05:42

조회1,174

카테고리 2019_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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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50년사 중에서 “반도체기술” 분야 (3)

유 현 규 (반도체공학회 회장)

 

 

(지난호에 이어서)

2013년 우리는 드디어 세계 2위의 반도체 생산국이 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5년 우리나라 반도체 생산은 68.6조원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17.4%였으며 수출은 629.2억불을 달성하였다 (통계청 2016). 반도체수출로 기록된 1967년의 100만불을 기준으로 본다면 지난 50년 동안 반도체는 6만 배 이상의 성장을 한 것이다. (수출로 처음 기록된 것은 1966년 2,000불이나 본격적인 조립생산이 시작된 1967년의 백만불을 기준으로 했다) (윤정로, 1990, p.70) 메모리반도체의 절대 우위로 달성한 이 같은 외형적 성과를 두고 우리가 과연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라 할 수 있는가라는 비판이 많다. 뼈아픈 지적이지만 메모리반도체의 경쟁우위로 인해 그동안 열악하기 그지없었던 반도체 장비와 재료산업은 각각 세계시장 점유율 10%대로 진입했고 디스플레이 제조기술 및 전자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시킨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반도체의 비교우위 없이는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될 수는 없다. 중국 진입의 영향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되었다. 이 같은 환경변화에 대해 그동안 보여주었던 성장과 연구개발 의지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우리는 직면한다.

  1. 전환기 (2014~ )

우리나라 반도체기술의 발전 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메모리반도체가 거침없는 진격의 드라마였다면 시스템반도체는 지루하고 끈질긴 백병전이었다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현재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 생산규모는 작년보다 64억불이나 감소했다. 2011년 333개사에 달했던 팹리스는 현재 약 200여개로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팹리스에 의한 시스템반도체 생산비중도 2015년 현재 1.5% 이하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범 중화권 (중국-대만)의 26.4%에 현격히 뒤지는 수치다 (KEIT, 2016, p.104). 대기업 즉, 삼성과 LG의 선전에 의존하는 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두 업체는 가장 경쟁이 심한 모바일 AP와 모뎀, RFIC, PMIC등의 국산화에 성공하였으나, 아직은 제한적인 적용에 머물고 있다.

반도체 기능고도화로 SW의 비중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2011년 지경부는 SW-SoC 동반육성 종합 전략을 수립한다. 2012년에는 산하 연구기관의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는 등 의욕적으로 시작했으나, 정부조직개편 등의 여건변화로 탄력을 받지 못한 체 현재는 서울 SW-SoC 융합R&BD센터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반도체에 SW가 더욱 강화된 지능형반도체는 현재 일부 개별과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5년에는 한국형 모바일 CPU 코어 국산화 사업도 착수되었다. 그동안 산⦁학⦁연 각각이 개발해 왔던 중급 수준의 CPU 코어 3종을 채택하여 상용화함으로써 국내 시스템반도체 중소기업의 자립기반을 개선해 보자는 것이다. 이처럼 반도체와 관련한 계속과제들이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집중도와 규모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정부 내 반도체 관련 예산 확보도 여의치 않을 뿐 더러 반도체 R&D에 대한 피로감이 전반적으로 짙게 퍼져 있는 듯하다. 차세대반도체에 대한 기술 드라이브 정책이 주춤해 짐에 따라 R&D의 현장과 중소, 중견업체들의 업황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반도체 전체의 생산규모는 여전히 증가추세이지만, 이를 받쳐주는 우수인력의 유입, R&D 예산과 정책, 중소-중견기업체수와 생산규모의 지표들은 하향세가 뚜렷한 일종의 decoupl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진행되는 중국의 대규모 반도체투자는 분명 위협적이지만 그들의 생태계가 완성되는 시점에 발생 할 거대한 흡인력은 어렵게 형성되어가던 우리의 생태계를 얼마나 흔들어 놓을지 걱정이 앞선다. 혼란의 시기가 닥치면서 침체기로 접어들 것인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전환기를 우리는 지금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제3절 반도체산업 미래전망

우리나라 반도체 50년의 발전 과정을 태동기, 기반 구축기, 도약기, 성장기, 그리고 전환기로 분류하여 기술하였다. 이 기간 동안 수많은 종류의 반도체기술이 개발되었지만, 본고에서는 지면의 제약으로 불가피하게 반도체 주류시장의 형성과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술이나 정책, 개발주체 및 산업생태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반도체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언론과 많은 문헌에서 거론되고 있는 만큼, 개개의 세부적인 분석보다는 기술과 산업생태계 두 축에 대한 개략적인 전망으로 대신 하겠다.

국제반도체기술로드맵 (ITRS)는 ITRS 2.0 보고서를 통해 2021년에 무어의 법칙이 종료된다고 선언했다 (ITRS 2015). 무어의 법칙은 자연법칙과는 달리, 반도체 칩의 가치와 투자비용의 관계를 실리콘반도체기술과 이를 둘러싼 반도체 생태계가 함께 그려나간 법칙으로 해석할 수 있다. ITRS 로드맵은 전 세계 반도체전문가들이 협의를 통해 도출하는 것인 만큼 ITRS의 종료선언은 무어의 법칙을 써내려갔던 실질적인 주체들의 결론이기에 그 의미는 직접적이다. 반도체산업은 몇 년 전부터 이미 Beyond Moore를 위해 3D 칩 적층기술 등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그 주된 방향은 기존 CMOS 제조산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소재 및 이종 기술의 융합형태가 될 것이다. 더 이상의 스케일링보다는 그동안 주류에서 밀려났던 고기능 특수 소자나 (즉, 화합물반도체, 광소자반도체, SiGe, SOI, 유기물반도체, MEMS 등) 잊혀졌던 특수소재들을 재발굴해서 결합하는 것이 용도에 따라서는 효용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이다 (R.K.Cavin, et al, 2012). 무어의 시대가 반도체산업을 대규모 중앙 집중형태로 몰고 갔다면 미래는 다층, 다변화로 분화 할 소지가 높다. 특히 스마트기기, IoT, 센서 등 IT 단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들은 이 같은 분산화의 추세를 더욱 가속화 할 것이며 이에 따른 새로운 기술개발 수요 또한 증가 할 것이다. 보다 특화된 반도체 신소자와 신소재의 출현 역시 기대된다.

한편 중국반도체의 등장은 과거 우리가 경험했던 위기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다가 올 것이다. 우리에겐 물론이요 세계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걸친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기 때문이다. 메모리는 당분간 경쟁력을 유지하겠지만 이를 제외한 모든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관련 지표들의 하향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반도체의 가장 직접적인 수요처인 우리 첨단 전자제품들의 미래 역시 녹녹치 않다. 이 같은 대외환경의 변화는 우리의 반도체 육성정책과 생태계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의 결합, 국제표준과 연계한 서비스-시스템과 반도체의 전략적 협업, 소량 다품종 반도체에 대한 세트업체 플랫폼의 개방형 생태계 구축 등 우리의 강점분야와 반도체가 밀 결합하는 구조의 구축은 거대한 생태계가 빨아들일 흡인력을 견뎌내는 anchor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팹리스는 모듈화 및 소규모 시스템 개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품개발과 R&D의 영역구분이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반도체와 SW의 융합,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의 협업도 다원화되어 갈 미래의 반도체 수요에 대한 유용한 형태가 될 것이다.

반도체는 정보사회를 사실상 떠받치고 있으며 지능화로 발전하는 미래는 반도체의 의존도를 더욱 심화 시켜 갈 것이다. 기술과 생태계의 큰 변화 앞에 우리의 반도체 미래를 담아 낼 새로운 큰 그릇이 필요하다.

 

<참고 문헌>

[1]한국반도체산업협회 (2016) 반도체산업 현황자료
[2]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2015) “전자산업 인력수급 전망 및 실태조사 결과”
[3]한국반도체산업협회 (2012) “반도체, 신화를 쓰다”
[4]서현진 (2001), “끝없는 혁명-한국전자산업 40년의 발자취”
[5]정만영 외 (1966), ‘플래너?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의 시작 [제 I 보], [제 2보]’, 전자공학회지, 1966년 4월 pp. 2-9 및 1966년 12월 pp. 25-32
[6]대한전자공학회 (2016), ‘대한전자공학회 70년사“, p. 630
[7]한국전자통신연구원 (2007), “한국전자통신연구원 30년사”
[8]한국전자통신연구원 (1997), “한국전자통신연구원 20년사”
[9]김충기 (1986), ‘국내반도체 공업의 발전 회고’, 1986년 10월 전자공학회지 pp. 435-444
[10]과학기술부 (2006), “과학기술정책이 경제발전에 기여한 성과조사 및 과제발굴”, pp.33~34.
[11]서울대반도체공동연구소 홈페이지, http://isrc.snu.ac.kr/
[12]한국전자부품연구원 (2016), 홈페이지, http://www.keti.re.kr/
[13]산업자원부 (2000), 보도자료, 2000년 8월 10일
[14]지식경제부 (2011), 보도자료, 2011년 8월 24일
[15]한국전자통신연구원 (2012), “한국전자통신연구원 35년사“
[16]한화증권(2011), “2012년 시스템반도체가 뜬다”
[17]SW-SoC융합R&BD 센터 (2016), 홈페이지, https://www.asic.net/
[18]IDEC (2016) 홈페이지, https://www.idec.or.kr/ 통계청 (2016) 홈페이지, http://kostat.go.kr/
[19]윤정로 (1990), “한국의 산업발전과 국가-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사학회, 사회와 역사, 제 22권, p.66~128
[20]KEIT (2016), “KEIT PD Issue Report-시스템반도체 ”
[21]ITRS (2015), “ITRS 2.0, 2015 Edition”
[22]R.K.Cavin, et al, “Science and Engineering Beyond Moore’s Law”, Proceedings of IEEE 2012, pp. 1720~1749.